전남대학교병원에서 뇌사 판정을 받은 대학생과 40대 가장이 장기 기증을 통해 9명에게 새 생명을 선사하고 세상을 떠났다.
1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강진식(19)씨는 지난 달 19일 전동킥보드를 타다가 넘어져서 외상성 경막하 출혈로 전남대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이튿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이후 가족들의 동의를 받아 환자 5명에게 심장과 좌우 신장, 간장, 폐장 등을 기증했다.
강씨는 호남대학교 소방행정학과 1학년으로 재학 중이었으며 졸업 후 소방관이 꿈이었다. 3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난 강씨는 편의점과 PC방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번 용돈으로 주변을 잘 챙겨 따르는 친구들이나 후배들이 많았다.
강씨의 아버지는 "워낙 주변에 베풀기를 좋아하던 아들이다 보니 다른 사람 살리는 일인 장기 기증 또한 찬성했을 것이라 생각해 가족 모두 동의했다"며 "이식 받은 환자들이 모두 건강하게 잘 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지난 달 17일엔 가장인 김경모(43)씨가 뇌내 출혈로 전남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뇌사 판정을 받고 4명에게 간장, 신장, 심장, 폐장을 기증했다.
생전 김씨는 8살 아들, 모친과 함께 살았다. 평일엔 배송기사 일을 하고 주말엔 모친과 함께 교회를 다닌 성실하고 자상한 가장이었다.
김씨의 누나는 "홀로 아들을 키우며 열심히 살던 동생이었는데 갑자기 떠나게 돼 황망하다. 새 생명을 주고 떠난 만큼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호남·충청지역 최초로 신장 이식 수술 800례를 달성했다. 지난 1996년 뇌사자 간 이식을 시작으로 간 이식 수술 실적도 꾸준히 증가하면서 현재까지 138례에 이른다.
2018년도부터는 심장 이식을, 2023년도엔 폐 이식도 시행해 전남대병원은 신장, 간, 심장, 폐 4개의 고형장기 이식이 모두 가능한 호남·충청권 유일 거점대학병원이다.
/김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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